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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서 세계여행

[힐링되는 슬로우 무비] 강추 일본 영화 TOP 4

by 딸기 먹는 몽룡이 2020. 5. 4.

일본 감성 듬뿍 그리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가만히 앉아서 다른 나라에 가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영화를 보는 것이지 않을까?

그 나라의 언어, 문화 그리고 태도를 볼 수 있는 쉽고도 확실한 방법. 

 

나는 다이내믹하지는 않아도 한 인물의 삶을 깊게 볼 수 있는 조용한 영화를 선호한다. 

그래서 일본 영화를 좋아했었고, 다양한 영화를 보기보다 몇 편을 반복해서 봤었다. 

 

그중 가장 자주 봤던 내 최애 영화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소란스러운 주변 상황이 잊히는 영화들을 추천하려고 한다. 

 

1. 카모메 식당

핀란드에서 만난 세 명의 일본 여성과 헬싱키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헬싱키에 야무지고 성실한 일본인 사치에가 "카모메 식당"을 오픈한다.

 

매일 깨끗하게 치우고 오니기리를 준비하여 식당을 운영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손님은 한 명도 들어오지 않는다.

 

지나가는 핀란드 여성들이 창 밖에서 그녀를 쳐다보며 손님이 없다는 둥, 너무 작다는 둥 뚱한 표정으로 얘기하지만 사치에가 인사하면 갑자기 돌아서 가버리기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다른 두 일본인 여성이 식당에서 같이 일하게 되고,

그들은 다양한 음식을 시도하며 메뉴를 선정한다.

그들 셋은 우연히 만난 현지인들과도 친구가 되어 서로의 삶에 흔적을 남긴다.  

눈을 감고 세계지도 아무데나 찍었더니 그곳이 핀란드여서 왔다는 사람,

공항에서 가방을 잃어버려서 다른 곳에 갈 수 없는 사람,

본인이 쓰던 물건을 가져가기 위해 식당에 침입한 사람

등의 이야기가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게 이어진다. 

오니기리나 시나몬 롤, 일본 가정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특히 손님이 없어도 성실하게 식당을 준비하는 모습이나,

혼자서 수영장에 가서 일상을 즐기는 모습,

손님이 없다고 좌절하지도 손님이 많다고 크게 기뻐하지도 않는 모습들이 보는 내내 편안하게 느껴진다. 

  


2. 바닷마을 다이어리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세 자매, 갑자기 생긴 막내와 함께 살아가며 진짜 가족이 되는 이야기.

바닷가 마을 카마쿠라에 사는 세 자매는

오래전 자신들을 떠난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가서 "스즈"라는 어린 여동생을 만난다.

 

그녀를 잠깐 만났지만 계속 마음이 쓰여 첫째는 돌아가는 기차를 타고 뒤를 돌아보며 같이 살겠냐고 묻는다. 

그렇게 함께 살게 된 네 자매.

 

그들은 삶을 방식도 성격도 너무 다르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서로를 보듬고 위로한다.

 

아빠를 빼앗았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막내는

언니들과 일상을 함께 하며 조금씩 마음을 열고 그들과 섞여 또래다운 웃음을 되찾는다. 

가족이 함께 무뚝뚝하게 밥을 먹는다거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힘들어한다거나, 페스티벌을 함께 즐긴다거나.

 

영화를 보다보면 그런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아픔이 많은 네 자매를 조용히 응원하게 된다. 

 

 

3. 해피해피 브레드

향긋한 커피와 따뜻한 빵으로 힐링할 수 있는 곳, 카페 마니 그리고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 

홋카이도의 시골 마을 츠키우라에 이사 온 젊은 부부는 "카페 마니"라는 식당 겸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한다. 

그 곳에 단골로 찾아오는 사람들,

아빠와 단 둘이 사는 상처 받은 아이,

애인과 여행 간다고 주변에 말해서 혼자라도 올 수밖에 없었던 여자,

그리고 상처를 가지고 이 곳으로 온 주인 부부.  

 

그들은 따뜻한 빵을 나눠먹으며 서로를 위로한다. 

갓 만든 따뜻한 빵을 두 사람이 반으로 나눠 함께 먹는 장면은 보고만 있어도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 같고,

괜히 미소짓게 된다.

 

맛있는 음식과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영화다.

 

 

4. 리틀 포레스트(1편 여름과 가을, 2편 겨울과 봄)

도시에서 살다가 밥을 먹고 싶어 고향으로 내려온 이치코의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다 하는 슬로우푸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엄마와 단 둘이 살다가 고등학교 졸업 즈음 갑자기 없어진 엄마와 헤어지고 도시로 나와서 살던 그녀는 

편의점 도시락이 아닌 진짜 밥을 먹고 싶다는 이유로 고향인 코모리로 돌아온다. 

오랫동안 아무도 살지 않았던 집에서 혼자서 지내며

엄마와 함께 살 때 먹었던 음식들을 기억해내어 직접 재배한 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해 먹는다.   

땀을 뻘뻘흘리며 일하고 요리하는 모습,

아닌 척 엄마의 연락을 기다리는 모습,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친구와 말다툼을 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주며 사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뭘까' 생각하게 되는 영화다. 


이 네 편의 영화는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따뜻해지기도 한다. 

 

대략의 스토리를 알고부터는 자막을 키지 않고 보는데, 

그들의 대사를 일일이 이해하지 않아도 가만히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따뜻한 음식과 서로의 아픔을 조용히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는 영화라서

언제든 위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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