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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알찬 내나라/제주도

[종달리746] 내 집 아닌데 주소를 외워버린, 사랑스런 제주 북카페

by 딸기 먹는 몽룡이 2020. 5. 9.

종달리의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북카페, 종달리746

 

소심한 책방 바로 옆,

종달리 746번지에는 사랑스러운 가족이 운영하는 '종달리 746(인스타 @jongdalri_746)'이라는 카페가 있다. 

 

바쁘고 소란스럽기만 한 삶에서 벗어나 소중한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육지에서 제주로 내려왔다는 부부와 사랑스러운 아기가 함께 하는 종달리의 멋진 북카페.  

 

 

친구의 추천으로 이 곳에 갔다가 반해버렸다. 

 

사실 북카페라고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주인장과 취향이 비슷해서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이 반갑고 기꺼울 때,

조용하지만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일 때,

비오는 풍경이 멋져서 책 읽다가도 자주 창 밖을 보게 될 때,

그런 재질의 북카페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 공간은 온전히 내 취향을 200% 만족시켜주었던 곳,

그래서 2주년 기념으로 '종달리 746'이 새겨진 연필을 선물로 준다는 소식을 인스타를 통해 보자마자 바로 달려갔었다. 

 

처음 갔을 때는 비가 왔었는데, 

달이 바뀌고 2주년 축하(내적 축하, 주인장님들을 몰라서 부끄럽..)를 위해 간 날은 맑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친구들과 소란스럽게 들어가 주문하고 연필을 한 자루씩 받고는 뿌듯하게 같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조용히 각자가 원하는 책을 가지고 와 밀크티도 조금씩 마시며 잠깐 책을 읽었는데. 

 

겨우 두 번 오고선 마치 집 근처 단골 카페에 와 있는 것 같은 익숙함과 편안함을 느끼는 건 무슨 오버인지...

 

여행을 할 때,

자주 이동하는 것보다는 한 곳에 오래 지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그게 식당이든, 카페든, 작은 슈퍼이든, 

꼭 단골을 하나씩 만드는 편이다. 

 

예전에는 음식이나 커피를 시킬 때 모험하지 않고 안전한 것을 시키는 편이어서

한번 가 봤던 곳이 편안해 그러는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집 떠나 여행을 하면서도 일상을 그리워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곳에 갔으면서도,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익숙한 공간을 하나씩 만들어두고,

불안한 상황에 긴장해있는 나를 달래는 습관 같은 것이지 않았을까. 

 

종달리 746은 그렇게 만들고 싶었던 공간이었다.

 

나의 게으름과 코로나가 핑계가 되어 단 두 번 밖에 못 가본 곳이었지만, 

제주도에 다시 내려가면, 꼭 종달리에서 지내며 

소심한 책방과 종달리 746을 다시 가고 싶다. 

 

카페 내부

 

 

 

비 오는 창가

 

 

내 취향의 책이 가득했던 책장

 

 

맛있는 커피와 밀크티와 티라미슈

 

 

2주년 기념 연필

 

 

카페 한켠에 있던 예쁜 판매용 소품들

 

 

가을 쯤 다시 갈게, 그 때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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