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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서 세계여행

[산의톰씨]강추 일본 영화, 고양이 톰씨 가족의 우당탕탕 시골 적응기

by 딸기 먹는 몽룡이 2020. 4. 22.

자꾸만 안고 싶은 고양이 톰상, 집사인 하나, 토키, 토시, 아키라 그리고 그들의 이웃 이야기.

이분이 톰상입니다 이뻐이뻐

너무 너무 좋아하는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 군단이 모여서 찍은 영화. 

신기하게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안본 것들이 나온다 ㅋㅋㅋ

이번에는 웨이브에서 포스터 보자마자 바로 틀어서 보기, 백수 만세.

 

조금 다른 느낌의 두 포스터

줄거리 :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2561#story

 

산의 톰씨

직접 기른 채소로 밥을 짓고,단정하게 일상을 채워나가는 초보농사꾼 ‘하나’와 ‘토키’, 그리고 토키...

movie.naver.com

 

 

도쿄에서 시골로 막 내려온 작가 하나는 조카 아키라를 데리고 그녀의 친구인 토키와 토키의 딸 토시와 살기 시작한다. 

아키라를 데리고 집으로 걸어가는 것으로 시작. 

 

고바야시 사토미는 언제나 그렇듯 이번 영화에서도 캐릭터가 똑같다. 

먼가 따뜻한 듯 차갑고, 정적인 듯 엉뚱하고, 하지만 어떤 사람도 편견을 가지고 대하지 않는 정직한 사람. 

더운 여름, 땀 흘리며 한 시간 넘게 걸어 집에 도착해도 아무렇지 않은, 굉장히 안정적인 사람. 

그리고 함께 사는 이치카와 미카코는 언제나 그렇듯 조용하고 다정한, 하지만 씩씩하게 혼자서 딸 토시를 키우는 어머니.

구김 없이 귀여운 토시와 마음을 열지 못하는 아키라. 

 

이 넷은 묘하게 가족인 듯 가족 아닌 가족이다. 결혼으로 만들어진 가정은 아니지만 함께 성장하며 배려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어리다고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하거나 명령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화하며 지낸다. 

 

특히 함께 요리를 해 먹는 장면은 언제 봐도 힐링힐링.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볼 때도 요리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서 여러 번 돌려봤었다. 

고바야시 사토미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

 

출처 : 네이버 영화

그러다 집에 쥐가 있어 무찌를 고양이를 데리고 오는데, 그게 톰씨. 

사람이 안아주면 사냥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모두들 안아주지 않기로 약속하지만... 사실 몰래 다 안아준다. 

귀엽잖아.. 어떻게 안 안아줘? 물론 우리 톰상은 용감하게 쥐를 잡는 사냥꾼으로.. 성장... 할까?? ㅎㅎㅎㅎㅎㅎ

애기 톰상의 성장과 함께 닭과 염소도 기르고, 마당에 야채도 심으며 일상을 살아가는 네 사람. 그리고 그들을 기꺼이 도와주는 이웃.

톰씨가 처음 왔을 때, 출처 : 네이버 영화

이들은 소풍도 가고, 토시의 친구들을 초대하여 집에서 함께 놀기도 하고, 말썽쟁이 염소들을 찾아다니기도 하며 시골 생활을 해 나간다. 

 

중간에 키나미 하루카가 하나의 동료로 잠깐 들르는데 보면서 질색하기도 하였지만 어쩌면 나를 보는 듯도 하여 깔깔거리고 웃었다. 

 

시골 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서 방문했지만, 쌀도 손에 물 묻히지 않으려고 주걱으로 쓰윽 씻고, 야채를 썰 때도 무슨 실험하듯이 어설프고 성의 없이 툭 칼질을 하여 눈살이 찌푸려졌는데.... 심지어 밥 먹다가 집에 쥐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바로 호텔로 돌아가버린다. 아 재수 없어... 라며 보다가 사실 나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시골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지만, 사실 유럽에서 가드닝 하면 온갖 불평을 다 했었지. 허리 아프다, 다리 아프다, 손에 물집 잡혔다, 벌레가 많다, 더워서 허기진다, 어떤 게 잡초인지 모르겠다 등등.... 시골을 꿈꾸지만 사실 나처럼 게으르고 깔끔 떠는(깔끔하진 않으면서) 스타일은 사실 도시-아파트 생활이 딱 맞긴 한 것 같다. 

 

여하튼, 여러 가지 사건이 생기며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이런저런 사건이 생기기도 하지만, 사실 굉장히 잔잔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시골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게 내가 좋아하는 느린 일본 영화의 맛이지.

 

톰상도 친구가 생기고, 토시도 동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아키라는 염소를 책임감 있게 돌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대충 영화가 끝난다. 

 

카모메 군단의 특징, 시작도 끝도 특별하지 않다. 기승전결이라기보다는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한 시기를 보여주는 느낌.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지루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볼 때마다 행복하다. 

 

서로에게 의무와 책임만 남은 가정보다는, 실제 피가 섞인 자매가 아니더라도, 결혼한 배우자가 아니더라도, 이렇게나 평화롭게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셰어하우스라는 개념보다는 뭔가 더 다정하고 촌스러운 이 가족이 너무 부럽다. 나중에 나에게 자식이 생긴다면(그럴 가능성은 0.1%지만) 토키나 하나처럼 통제하거나 혼내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며 살고 싶다. 주변 언니들이나 내 친구들이 본다면 '저거 저거 안 해봤으니 저런 속 편한 소리나 하지'라고 생각할 테니까 우선 그런 경험은 이번 생에는 없는 걸로... ㅎㅎㅎ

 

결론은, 이 영화 강추입니다. 하지만 줄거리나 스포가 아무 의미 없는 잔잔하고 느린 영화를 싫어하신다면 불면증이 있으실 때 틀어놓고 주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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