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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알찬 내나라/제주도

[제주 한달살기] 아인슈페너 맛집 수망일기, 근데 여기 너무 이쁘다!

by 딸기 먹는 몽룡이 2020. 5. 22.

수망일기, 아인슈페너 먹으러 갔다가 수제 인형에 완전 반함!

 

 

 

제주에서 겨울을 지내다 보면, 

여기저기에 귤이 넘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소품점에 가도 예쁜 라탄 바구니에 귤이 담겨 있고, 

식당에 가도 후식으로 귤을 주신다. 

 

심지어 맘스터치에서 햄버거를 먹는데도 

한라봉을 주시며 배부르면 가지고 가서 먹어도 된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길을 걷다 보면

귤나무 아래 잔뜩 떨어져서 썩어가는 귤을 볼 때마다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들어가서 멀쩡한 거 몇 개 주워올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 번도 실행하지 못했다. 

그냥.. 뭔가 마음이 아파서ㅜㅜ

이걸 직접 기르시는 분들은 마음이 어떠실까....

 

일 손이 부족하거나 판매가 부진해서 그냥 두는 걸 텐데....

제주에서 놀고먹었던 입장이라 

이 한 몸 불 살리며 일해드릴까요? 하고 싶었다......

 

 

 

 

제주는 전국에서 당뇨병 환자 비율이 제일 높은 곳이라고 한다. 

 

아마 요렇게 사랑스럽고 맛있는 귤과 한라봉, 천혜향 등이 많아서겠지?

별생각 없이 먹다 보면 어느새 손이 노래질 때까지 먹고 있으니..

여기 사시는 분들은 그렇게 몇십 년을 살았으니까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제발 맛있는 음식은 몸에 건강하기만 해 주세요ㅠㅠㅠ

 

 

 

 

그 당시 지냈던 숙소에서 30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카페, 수망일기.

 

 

 

 

오늘은 이 곳에서 필사하며 시간 보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이쁜 강아지까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예전에 제주 관련 잡지에서 소개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주인장분께서 목사셨던가?? 그랬던 기억이 있다. 

카페에 들어가서 보면 이 분 기독교인이신가 보다.. 하는 느낌이 살짝 드는 공간이 있는데

특히 카페에 비치되어 있던 서적 중 일부가 확실히 그랬었다. 

 

 

 

 

주인장님의 인상도 너무 인자하고 따스하셨는데, 

원래 있던 자리가 글을 쓰기 불편해 다른 위치로 이동했었는데

굳이 오셔서 난로를 피워주시겠다고 하시고, 불도 켜주시고,

너무 송구스럽게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금방 갈 예정이라 난로는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그 당시 푹 빠져 읽었던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필사했었다. 

 

 

 

 

주인장님 부인께서 인형을 만드시는 디자이너 셔서 그런지 

카페에 너무너무 예쁜 인형들이 잔뜩 있었다. 

 

@coral_bambi_in_jeju(코랄밤비 인형작가)

 

인형공방에서 수업도 하고,

카페 내에서 판매하는 인형들도 있었는데, 

여기저기 여행하면서 전 세계에서 온갖 물품들을 쓸어 담아 집에 쟁여놓는(의미없다...)

맥시멀 리스트라 이번에는 진짜 큰 맘먹고 자제했었다. 

 

정말 사고 싶으면 다음에 와서 사자..라고 결심하고 돌아섰는데

한 달 살기가 아니라 잠깐 여행하는 상황이었다면 바로 샀을 소품들이 너무 많았다. 

 

 

 

 

특히 이 곳은 아인슈페너 맛집으로도 유명한데, 

달달한 크림과 쌉싸름한 커피가 잘 어울려서 홀짝홀짝 금방 마셔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여행에 치밀한 계획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행이 너무 순조로우면 나중에 쓸게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행기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려고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여행의 이유 by 김영하

 

 

 

 

이 아름답고 따뜻한 공간을 지켜주고 있는 우리 순둥이 강아지. 

이름은 골든이 ㅎㅎㅎㅎ 골든 레트리버라서 그런가 보다...

너무 순하고 이뻐서... 한참을 말 걸고 놀았다. 

가까이 가지는 못했지만 (쫄보..

 

 

 

 

그리고 또다시 걸어서 숙소로 가는데....

도로 맞은편에 걸어가던 요 꼬맹이랑 눈이 마주쳤다. (두둥.....

 

주인도 없이 혼자서 왜 도로가를 걸어 다니니 애기야....

하고 안타깝게 쳐다봤더니 용감무쌍하게 도로를 건너는....

 

아니 아니 오지 마 아니야 위험해 왜 오는 거야......

 

그리고는 정말 계속... 쫓아왔다... 

거의 20분을 쫓아와서 나는 망연자실..

 

너.. 집이 없어? 나는 내 집이 아니라 널 못 키워주는데 애기야ㅠㅠ

 

네 집이 있었어도 너 너무 멀리 왔어.. 찾아갈 수 있는 거니ㅠㅠ

 

하고 걷는데 다행히 집 근처에 있는 펜션에서 키우는 큰 개한테 홀려서 요 꼬맹이가 쏠랑 가버렸다. 

 

으아아 다행이야 하고는 쏜살같이 숙소로 돌아왔는데

그 뒤로 한참을 마음이 쓰였다...

요 꼬맹이... 집은 잘 찾아갔니... 도로에 차들이 빨리 달려 위험한데 애기야....

 

그랬는데 며칠 뒤 숙소에 있던 다른 친구가 수망리에서 요 아이 만났었다고!

그 동네 친구들 방문하며 돌아다니는 건가 보다고 해서 맘을 놨다..

다행이다 애기야 ㅎㅎㅎ

 

 

 

따라오는 꼬맹이 ㅎㅎㅎㅎ

계속 발에 치여서 미안했다는.....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ㅠㅠ

요즘에도 동네 산책하며 친구들 방문 잘 하고 있니??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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