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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알찬 내나라/제주도

[알맞은 시간] 두부 아니 감자 한 모 먹으러 간 제주 카페

by 딸기 먹는 몽룡이 2020. 4. 30.

[제주 카페 추천] 감자 한모와 단팥 두숫가루

 

제주 한 달 살기 첫번째 지역이 서귀포시 남원이었다.

 

이 곳 남쪽 나라에서 2020년 1~2월 동안 35일을 보내면서

'제주한달살기'의 목표는 길어지고 길어져 결국 3월 31일까지 총 77일을 보냈었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보내며 여러 추억이 있었지만,

이름 하나로 나를 불렀던 카페, '알맞은 시간'을 갔던 추억도 고스란히 기억에 남는다. 

제주 조용하고 작은 동네에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카페 알맞은 시간. 

알맞은 시간.

Everything you need will come to you at the perfect time.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벽 부터 난로까지 너무 맘에 드는 공간.

내가 갔을 때는 운 좋게도 손님이 없어서 주문부터 하고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다.

 

카페에 혼자 앉아 있었던 1시간 동안 거의 3팀 정도가 왔다가 갔다.

코로나 초기여서 다들 조심하고 있었던 시기였는데 그 정도면 꽤 잘되고 있었던거 아닌가?

제주의 유명 관광지보다 아직은 덜 개발되어서 주변 건물은 대부분 주민의 주거지였고,

나무도 많고 밭도 많고....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였다. 

제주에 있으면서 많은 엽서와 스티커 등을 샀는데... 이렇게 놓여져 있는 모습을 보면 손을 뻗지 않을 수가 없다. 

괜히 탐나는 시계. 예전에는 집집마다 이런 시계가 있고, 정각 마다 스산한 종소리 같은게 들렸던거 같은데. 

알맞은 시간을 찍은 엽서와 몇권의 책도 있어 혼자 가도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메뉴판.

 

예전에는 음료를 시키면 호두를 주셨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사야한다.

워낙 호두를 좋아해서 그 사실을 몰랐다면 샀을 것 같은데 알고나니 괜히 사시 싫어지는 이 맘 ㅋㅋㅋㅋ

심술보를 어디 달고 태어났나...

요기는 판매하는 호두.

 

호두가 워낙 비싸긴 하지만..

이건 비싸도 너무 비싼거 아니오?

양이 너무 작지 않소??

40g이 저렇게 적은 양일 줄은 몰랐는데....

드립백도 구매 가능하다.

 

캡슐커피는 해당 브랜드 캡슐만 사야하는 것 같아서 패스하고 보니

나는 주로 드립백이나 콜드부르를 사서 마시게 된다.

이것 저것 다 마셔 보고 싶으니까 ㅎㅎㅎ

하지만 이 곳에서는 사지 않았다.

패키지가 맘에 드는데 살껄....

화장실 들어가는 문에 붙어있던 엽서들. 

이 곳에서 책 한권을 꺼내서 자리에 앉았다. 

내가 시킨 메뉴는 이렇게 두부 아니 감자 한 모와 두숫가루!

두숫가루는 단팥과 함께 나온다. 

 

요래요래 단팥을 넣어서 섞어보기. 으음~~~ 달달하고 건강한 맛!!

너무 너무 너무 내 취향!!! 양이 아쉬웠다.. 아노.. 리필 안되나요??

내가 고른 책은 제주에 사시는 분들이 쓰신 책 "당신은 당근을 싫어하는군요 저는 김치를 싫어합니다."

 

나의 경우 새로운 요리에 대한 아이디어가 잠들기 직전에 불현듯 떠오르는 편인데 

스스로 '깜짝 놀랄 정도로 기발하고 좋은 생각이다'하고 잘 기억한 다음 아침에 일어나 찾아보면

단 한 번도 배신하지 않고 누군가 시도했던 요리 혹은 방식이었다.

 

그 이유는 어쩌면 단순할 텐데

인간이란 언제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맛있는 걸 먹고 싶다.

아침을 먹으면서 점심에는 또 무슨 맛있는 걸 먹을까를 생각한다.

점심을 먹으면서 저녁에 먹을 걸 생각하고,

저녁을 먹으면서는 또 다음 날 아침을 생각한다.

 

일생동안.

읽으면서 진지해지고도 하고 피식피식 웃기도 하면서 잠깐 책을 읽고 나왔다.

 

감자 한 모는... 내가 생각했던 맛은 아니고.. 좀 더 건강하고.. 밍숭맹숭한 맛있데 이상하게 먹다보면 계속 먹게 된다.

 

두 번 시킬 것 같지는 않지만 한 번 먹어본 걸 후회하지는 않게 되는 맛이랄까...(그게 머지?)  

그렇게 걸어나와 근처에 있는 책방에 들르려고 했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예약제로 운영되어 미리 예약을 하지 않은 나는 이용이 불가했다

(이 책방은 내 최애 책방 중 하나였기 때문에 다음에 꼭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굳은 의지 불끈!).

 

그래서 버스 시간을 살펴보고 설렁설렁 마을 산책 후 버스정류장으로.

 

사람이 서 있으면 버스가 와서 서지만 난 굳이 매번 손을 들었다.

여기 사람있어요~ 저 태워주세요~ 하는 사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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