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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으니 떠돌아다녀야 하지 않나?/영국

[유럽 일년살기] Langport에서의 일주일 1탄, 고단고지 식단과 Flower Show

by 딸기 먹는 몽룡이 2020. 5. 5.

Langport(Sumerset, England)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1탄

Langport(랑포트)는 영국 잉글랜드 서머셋(Sumerset)에 있는 작은 타운으로 인구는 대략 천 명가량이다.

 

유명 관광지인 Bath(바스) 근처이며, 런던에서 차로 이동 시 대략 2~3시간 걸린다. 

 

버스나 기차로는 갈아 타야 해서 런던 패딩턴 역에서 대략 4시간가량 걸린다.

 

 

유럽에서 1년 동안 여행을 하면서 저렇게나 많은 지역에 살았었지만,

갑자기 따뜻해지면서 날씨가 이렇게나 좋으니 오늘따라 갑자기 떠오른 Langport로 추억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이곳 Langport에서는 한 영국부부네 집에서 일주일 간 지냈었고, 나와 같은 시기에 자유로운 호주 영혼도 함께 했었다. 

 

아늑한 방에서 지내며 우리는 한 가족처럼 같이 점심, 저녁도 먹고,

최애 영드인 다운튼 애비에서 나왔던 flower show도 보고,

동네 산책도 하며 아주 짧고도 완벽한 일주일을 보냈었다. 

일주일간 묵었던 그리운 내 방
방에서 창을 통해 볼 수 있는 뷰와 선캐쳐 
사랑스런 호주 친구
따뜻한 우리 호스트분들

호스트분들이 탄수화물을 제외하고 고단고지로 식사를 하시는 분들 이어서, 달걀과 크림 위주로 식사를 했었다.

 

요즘 다이어트로 키토제닉의 저탄 고지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분들은 관절 등의 문제로 탄수화물을 아예 섭취하지 않으셨고, 그 식단을 8년 이상 유지하셨다고 한다.

 

그 식단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셨고,

상대적으로 그러한 식단에는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과학적으로 얼마나 검증이 된 식단인지를 강하게 어필하셨다. 

 

생각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식단이었고,

관련 과학자들의 책이나 영상도 보여주며 고단고지 식단의 '전도'에 열을 올리셨다.

 

실제로 그 식단을 유지하면서 거의 걷지도 못하시던 호스트 분이 

일년에 한 번 하프 마라톤에도 출전할 정도로 건강해지셔서 자부심이 강하셨다. 

 

우유의 섭취도 줄이기 위해 커피에 크림을 넣어 마셨고,

상추 등의 채소에도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식재료의 성분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었다. 

캠핑카에서 함께한 이른 저녁

생각보다 탄수화물을 포함한 음식이 주변에 많아서 채소 중에도 먹을 수 없는 것들이 많았고,

일반적으로 마시는 차나 커피도 일일이 확인하고 마셔야 했었다.

 

가장 쉬운 요리가 달걀을 이용하는 것이어서 하루에 한 끼 이상은 달걀을 이용한 음식을 먹었는데,

레시피가 다양해서 매번 맛있게 먹었다.     

함께하는 식사

함께 식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고,

따로 식사를 만들어서 먹어도 된다고 하셨지만 일주일간 완전히 그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식단을 그대로 따랐었다.

 

힘들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단 한번, 함께 카페에 갔을 때는 참지 못하고 스콘과 콜라를 호주 친구와 나만 주문해서 먹었었다.

원래 스콘에는 밀크티가 딱인데 이 날은 너무 더워서 시원한 콜라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만물에 감사가 가득한 이 호주 친구는, 어떤 음식을 먹을 때도 늘 행복해하며 감사히 먹었다.

 

삶의 태도가 굉장히 배울 점이 많았던 친구.

유럽 여행 후 요가 강사가 되기 위해 태국으로 간다고 했다.

 

매일 오후 정원에서 함께 요가를 했었는데, 생각보다 운동량도 많고 동작이 커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뻣뻣한 내 몸을 절감했던 순간들이었다. 

동네 카페에서 크림티

사실 식단이 극단적이기 때문에 외식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해 집에서 늘 함께 식사를 만들어 먹었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신기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주로 야외에서 먹었는데, 잔디를 밟으며 바람을 맞으며 도란도란 식사하던 시간이 너무 좋았었다.

나가기 귀찮은 날은 정원에 누워 책도 읽고, 서로 좋아하는 음악도 소개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정원
정원에서
시원한 음료수 만들어 먹기

마을 행사가 있는 날에는 다 같이 참여하기도 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Flower Show였다. 

 

다우튼 애비라는 영드에서 본 적 있는 행사였는데,

한마디로 본인들이 정원에서 기른 꽃이나 채소, 과일 등을 겨루는 콘테스트 같은 마을 행사다.

재치 있는 작품이 많았는데, 참여하는 사람들은 나름 굉장히 진지해 보였다. 

Flower Show
양파 1등~3등
Flower Show
Flower Show

인구 천 명이 사는 이 작은 마을은,

나름대로 역사가 깊은 집이나 성당도 잘 유지하고 있었고,

오래된 마을 행사도 계속해서 열정적으로 이어가고 있었다. 

 

길모어 걸즈라는 미드를 보면서 말 많고 간섭 많은 동네 사람들이 가끔 짜증나기도 했지만, 

그만큼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는 분위기가 부럽기도 했었다.

 

이 작은 마을도 서로에게 질투하고, 간섭하고, 화내고

그러면서도 함께 오래 살아가는 모습이 참 좋아 보이는 사람들이 어울려 살고 있었다.

 

그래서 특별한 사건도, 놀라운 관광지도 없었지만 오래 이 마을과 내 호스트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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