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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으니 떠돌아다녀야 하지 않나?/영국

[스코틀랜드] 산에 왜 나무가 없어요??

by 딸기 먹는 몽룡이 2020. 4. 29.

스코틀랜드의 산에 나무가 없는 이유?

영국에 대해 얘기할 때 많이 혼동하는 것이 있다.

 

그래서 이름이(아나따노 오나마에와?-일본어초초초급)? UK? Britain(or GB)? England?

어떤 게 영국이야? 왜 이름이 여러 개냐고! 

 

간단하게 말하자면,

정치적으로 말할 때는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즉 UK가 영국이다.

 

UK 안에는

잉글랜드(England), 스코틀랜드(Scotland), 웨일스(Wales) 그리고 북아일랜드(Nothern Ireland)가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가장 크고 돈도 많고 수도도 있고 인구도 많은 곳은 잉글랜드(England)이며,

돈도 없고 딱히 경제적 능력도 없으면서 끊임없이 독립하고 싶어하는 곳이 스코틀랜드(Scotland)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유튜브에서...

(아가미가 있는 듯.. 정말 숨 안쉬고 빠르게 말하나 은혜롭게도 한글 자막을 켤 수 있다.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rNu8XDBSn10

 

대학생 때 어학연수를 갔던 곳은 런던에서 기차로 50분 가량 떨어진 작은 도시 브라이튼 즉 잉글랜드(England)였다.

 

그 이후 스털링과 애버딘, 스코틀랜드(Scotland)에서 각 1년씩을 더 살았었다.

 

어디가 더 좋냐고 물어본다면 정말 대답하기 힘들다.

 

영국이라는 나라는 생각보다 크고, 각 도시와 지역마다 분위기와 자연환경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자연환경은 스코틀랜드가 훨씬 황량하고 척박하다.

나무가 없는 민둥산도 많고, 날씨도 일 년에 반 정도는 우중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서 살고 싶냐고 물어보면 나는 언제나 스코틀랜드라고 외친다.

 

아마 어학연수할 때 만났던 깍쟁이 영국인들보다

스코틀랜드에서 만났던 쾌활하고 시끄러운 사람들이 더 좋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인구도 적고 특출 난 산업도 없기 때문에 잉글랜드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로부터의 독립을 꿈꾸는 무모한 귀여움도 한몫했던 것 같다.

 

실제로 인종도 다르다고 하는데,

영국 역사는 배우고 까먹고 배우고 까먹어서 잘 기억나지 않지만,

웨일즈와 스코틀랜드는 켈트족이 사는 지역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갑자기 쳐들어온 앵글로색슨족에게 밀려서

황량한 북쪽으로, 좁은 서쪽 끄트머리로 쫓겨나서 사는 것도 서러운데

몇 백 년째 지배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나 같아도 "우리의 소원은 독립"이라고 얘기할 법 하긴 하다. 

 

스코틀랜드에 살 때 늘 궁금했던 게 왜 산에 나무가 없을까? 였다.

 

모든 산에 나무가 없다는 것은 아니고,

갈대 같은 풀만 자라거나 돌로만 이루어져 있는 산들이 너무 많아서 신기했었다.

 

그래서 주변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면

굉장히 발랄하게 "응, 돈이 없어서야"라고 대답하고는 깔깔거렸다.

 

참 신기한게,

눈이 너무 많이 와서 3일가량 도로가 통제되고 기차나 버스도 다 캔슬되던 시기가 있었는데,

"왜 눈을 안 치워?(나도 참 무례하고 순진했다ㅋㅋ)"라고 물었을 때도 그랬었다.

"우리나라에는 장비 살 돈이 없어. 그래서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 될껄?"이라고. 

 

물론 돈이라는 것은 우선순위를 나눠 써야하는 거지만

한나라가 며칠 동안 도로에 눈 하나 못 치워 이동이 불가한 상태로 있다는 것이 너무 영국스러우면서도 답답했었다. 

실제로 스코틀랜드에 나무 없는 산이 많은 이유는 여라가지 라고 한다.

 

사람 또는 가축이 살 곳을 만들기 위해 일부 지역의 나무를 제거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땅이 너무 축축해서라는 사람도 있고,

인간이 억지로 심지 않는 한 자연적으로 나무가 자라기에는 척박한 날씨이기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무 없는 산에 매력 느낀 사람 누구? 그게 바로 나였다.

등산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친구들이랑 여기저기 다녔었다.

 

체력도 떨어지고,

나이도 친구들보다 훨씬 많았던(핑계 중.. 근데 진짜 내 친구들은 대부분 19~22살이었다...)

나는 늘 꼴찌로 따라갔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녔다.

 

부주의하게 걷다가 어디 푹 빠지기도 하고,

미끄러운 경사지에서 살아보겠다고 풀들 머리채를 잡기도 하면서

(실제로 이 풀들 이름은 모르겠지만 엄청 단단하게 땅에 박혀있어서

등산할 때 미끄러우면 늘 잡고 내려가라고 배웠다. 나만 그런거 아님. 진짜 아님).

몇 년 전에 Isle of Skye에서 찍은 이 사진들을 보면서 갑자기 너무 그리워졌다.

멋 모르고 해맑게 돌아다니던 시절의 스코틀랜드가.

 

우리나라도 더 힘을 내야겠지만, 영국도 빨리 코로나의 위기를 이겨내기를....

Stay Strong!

일상이 회복되기를 소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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